수어를 처음 배우기로 마음먹은 분들의 질문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수어와 수화의 차이는 무엇인지,
수어는 독학이 가능한지,
그리고 무엇부터 공부해야 하는지.
그 질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수어를 배우고 싶다”는 말 그 이상이 느껴집니다.
결국은 더 잘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 그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소중한 마음이 길을 잃지 않도록,
입문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수어와 수화, 무엇이 맞는 표현일까?
수어를 검색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수화라고 불러야 할까, 수어라고 불러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어'가 더 정확하고 권장되는 표현입니다.
그 차이는 한자 한 끝에서 결정됩니다.
- 수화(手話): '말씀 화(話)'자를 써서 손으로 하는 '말'이라는 의미
- 수어(手語): '언어 어(語)'자를 써서 손으로 하는 '언어'라는 의미 (즉, '수화언어'의 줄임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한국어'를 '한국화'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수어 역시 단순히 손동작으로 흉내내는 의사소통 방식이 아닙니다.
수어 그 자체로도 문법이 있고, 수어의 어순이 있고, 고유한 표현체계를 가진 완전한 하나의 언어입니다.
2. 대한민국의 또 다른 모국어, '한국수어'
많은 분들이 아직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언어는 한국어이지만,
또 하나의 언어가 존재합니다.
바로 한국수어입니다.
2016년 2월 3일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한국수어는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로 공식 인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2월 3일은 '한국수어의 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수어는 더 이상 "손으로 하는 대화"가 아닙니다.
새로운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단어 몇 개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수어에는 농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그 문법과 표현 안에는 그들의 삶의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농문화를 배우게 된다면, 수어는 훨씬 깊어집니다.
3. 수어 입문자라면 '비수지' 부터 공부하세요!
수어를 처음 공부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단어를 외우는 것입니다.
물론 단어 공부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비수지입니다.
비수지는 손을 제외한 모든 표현 요소를 말합니다.
표정, 시선, 고개 방향, 몸의 기울기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많은 분들이 수어는 손동작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표정이 문법입니다.
손모양이 정확해도
표정이 무표정이거나 시선이 어색하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같은 동작이라도
눈을 크게 뜨고 표현하면 ‘질문’이 되고,
고개를 끄덕이며 표현하면 ‘확정’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 한국어에는 ‘눈’이라는 단어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인지, 신체의 눈인지가 문맥에서 달라지듯이
수어 역시 표정과 몸의 방향이 문맥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입문자라면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보다는 거울을 보며 표정을 연습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수어는 손의 언어가 아니라,
몸 전체로 말하는 언어이기 때문이죠.
마무리하며
수어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누군가와 더 깊이 연결되고 싶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단어보다 이해를 먼저.
수어는 외우는 기술이 아니라
배려에서 시작되는 언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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